아일랜드
Hann의 아일랜드 워홀기 #5_아일랜드_더블린에서_방구하기
newhak
2018.06.26
아일랜드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나는 방을 구하기 시작했다. 초기 숙소인 홈스테이에 딱 2주만 묵기로 결정하고 왔기 때문에, 여유부릴 시간이 전혀 없었다. 더블린은 방 구하는 것도 힘들다고 들었기 때문에, 여유 부렸다가는 아마 길바닥에 나앉을 것 같았다.
더블린에서 방을 구하는 웹사이트로는 주로 Daft, Rent in Dublin, The ideal flatmate dublin 등이 있는데, 나는 Daft만 이용했고, 다른 곳들은 잘 살펴보지 않았다. 이유라면, Daft는 독립적인 웹 사이트인 반면 다른 두 곳은 페이스북 그룹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떨어져서 어쩐지 보고싶지가 않았던 것.
그리고, 아일랜드 한국인 유학생 모임인 ‘아유모'가 있는데, 이 곳에도 심심찮게 플랫메이트나 룸메이트를 찾는 글이 올라온다. 하지만 나는 가급적 외국인 플랫메이트와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용은 하지 않았다.
> 가장 많은 공고를 확인할 수 있는 다프트(daft.ie). 또 그만큼 많은 사람이 쓰는 것 같다. 원하는 지역과 주거 형태, 나의 예산 등에 맞춰서 검색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굳이 나에게 맞지 않는 공고까지 확인할 필요는 없으니까. (http://www.daft.ie/)
> 페이스북 그룹 Rent in Dublin
(https://www.facebook.com/groups/Rentdublin/)
> The ideal flatmate Dublin
(https://www.facebook.com/groups/theidealflatmatedublin/)
나는 실제로 방을 구하기에 앞서, 미리 몇 가지 기준을 정했다.
- 월세 최대 650€ (빌 포함)
- 혼자 쓰는 방
- 학원까지 도보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위치
- 온수 잘 나오는 집
650유로면 한화로 80만원이 넘는 돈이긴 하지만, 더블린의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고, 실제로 저 정도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월세의 마지노선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조건들은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사람마다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르니까 기준을 세우는 건, 만족스러운 방을, 집을 구하는 데 정말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기준을 세웠다면, 이제 정말 방을 구할 시간이다. 사이트들을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곳에 연락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정말 마음에 드는 몇 곳에만 연락을 했는데, 나중에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보이는 족족 모두 메세지나 메일을 보냈다.
연락을 했던 집은 거의 수십 곳. 셀 수 없이 많았고, 그 중에서 실제로 뷰잉을 했던 집은 6곳이었다. 그리고 들어오라고 연락을 받았던 곳은 두 곳. 가장 처음에 봤던 집과 마지막으로 봤던 집이었다. 그 중에서 조금 더 나에게 맞을 것 같은 곳을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지금까지는 만족하며 잘 살고 있다.
> 지금 살고 있는 지역, Terenure. 아주 평화로운 곳이다.
그리고 집을 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정성인 것 같다. 랜드로드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메세지를 보낼 때에도, 그냥 단순히 ‘나 방에 관심 있어.’ 라고 보내면 열에 열은 답장이 안 온다. 내가 누구고, 왜 더블린에서 방을 구하고 있고, 어떤 성향인지 등 정성껏 나에 대해 알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물론 영어로!). 집 주인 입장에서는 자신과 함께 살 사람을 구하는 거니까. 물론 너무 사실대로 쓸 필요는 없고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약간의 하얀 거짓말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가 당신의 플랫메이트가 되기에 아주 적합한 사람임을 어필할 수 있는 정도?
이건 뷰잉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뷰잉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활짝 웃고, 집주인의 설명에 항상 긍정적인 추임새를 넣으려고 노력했다. ‘아니 집 구하는 데 그렇게까지 해야 해?’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경쟁률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내 마음에 드는 집은 웬만하면 다른 사람들도 관심이 있다.
내가 뷰잉을 갔던 한 집은, 공고를 올린 당일에만 90통에 달하는 메일을 받았고 그 중에서 20명에게 뷰잉의 기회를 줬다고 했다. 그러니까 나 말고도 19명이 집을 볼 기회를 가진거고, 나는 그 중의 한 명. 그러니까 집이 마음에 들었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 집주인에게 나는 당신의 좋은 플랫메이트가 될 것임을 어필해야 한다.
어쨌든 이 과정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나에게는 꽤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집을 구했음에 안도하고, 앞으로 이사 할 일이 더 없기만을 바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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