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국 어학연수기 38. Language Systems 마지막 날 풍경 - 잘있어요 LA
Ian Son
2017.10.26
비오는 LA, 처음보는 풍경
LA 머물면서 단 하루도 비가 오는 날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LA 머무는 마지막 날 비가 오다니? 젖은 아스팔트가 너무 낯설다. 흐린 날씨 아래 있는 나무와 건물들도 어색하고. LA에서 전혀 쓸모없을 것 같았던 우산을 드디어 써본다.
수업 강의실은 언제나 매번 그렇듯 1등으로 도착한다. 매일 맑은 하늘 아래 초록빛 나무만 봤는데 오늘 따라 나무가 회색빛을 띄니 어색함이 배가 된다. 아니 그렇다고 수업 마지막 날이라 너무 슬프고 정이 들어 떠나기 힘들고 모든 사람들이 그립다.. 라는 식은 아닌데. 괜히 미국에 머물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고 감성적으로 몰아부치는 건가. 여튼 미국 땅덩어리는 매번 놀랍고 신기하다고 생각든다. (곧 이 사람은 그랜드캐니언 앞에 울기 직전 수준으로 감탄한다.)
그래도 마지막이라고 수업이 끝나고 다들 miss you~ 라며 안타까워한다. 또한 SNS 계정을 주고받는 풍경이다. (물론 대부분 벌써 팔로우 해놨지만!). LA에 머무는 친구, 고향으로 잠시 돌아가는 친구. 제각각 여정이 며칠 뒤 나타나겠다. 매번 강조해서 말하지만 여러 나라 친구들이 이렇게 한 장소에 모여있는 광경은 볼 때마다 신기하고 놀랍고도 재밌다.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게 사람 인연이니까. 모두 소중하게 잘 간직하고 또 보면 그 기쁨이 배가 될거다.
>5층에 마련된 건물 정원. 사실 대부분 담배 피러 가는 곳인데 날씨가 개자 한번 가봤다.
수업을 듣고 Exit exam(나갈 때 치는 테스트, 레벨테스트와 동일)를 치룬 뒤 Ligia (캠퍼스 원장님)와 마지막 상담을 하러 갔다! 수고했다면서 더 도와줄 일은 없냐고 물으신다. 매번 노래를 부르며 복도를 지나다니고 학생들 한명한명 말걸며 소통하는 그녀가 참 대단하다 느낀다.
>끝까지 유쾌한 Ligia, 열정넘치는 그녀에게 박수를!!
기숙사도 안녕
학기가 끝나니 기숙사 인원들도 변동이 생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다. 지나가다가 한 번 본 조용한 일본인 친구도 있었는데 나가기 전에 선물을 놔두고 갔다. 매니저 기열모와 얘기하던 도중 거실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짧은 편지와 선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본 부채와 스시모양 열쇠고리, 부채 등을 가져가라고 담아놨다. 마음이 이쁘다. Please take it! 아리가또. 제일 맘에 드는 스시 열쇠고리를 가져 갔다. 세계인들과 같이 산다는게 이런 맛이겠지? 남아있는 자들이 부럽다! 룸메들과 이 친구가 남긴 것중에 미역 비슷한 음식을 먹어봤는데 다들 얼굴 찌뿌리는 모습이 재밌다. 그래서 실컷 웃었다. 그리고 먹진 않았다.
>짐싸는 도중 다시 발견한 다운타운 캠퍼스 티셔츠!
나가기 전 기숙사 매니저 기열모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생활하면서 기숙사 물품들을 훼손하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다. 깨끗하게 잘 썼다. 기숙사 가구들이 대부분 이x아 제품들이라 튼튼하기도 하고. 서로 메일 주소를 건네 받으며 콜롬비아 출신인 기열모에게 연락하겠노라 약속했다. 사실 메일로 무슨 말을 할까도 싶은데 그래도 편지라는 게 애틋함이 있지 않은가. 기열모는 정말 섬세한 남자라 기숙사 구석구석 그의 손길이 안닿는 곳이 없다! 섬세함 덕분에 편하게 잘 지낸 것 같다. 학생들도 생활하면서 크게 불만은 없는 것 같고!!
같은 기숙사 사는 동생과 고기나 썰자고 했다. 매번 지나갈 때마다 스테이크가 아른거려 돈 조금 아껴서 Denny's(미국식 체인형 백반집, 김밥x국) 에 갔다. 사실 맛있진 않다. 싼 가격에 고기 많이 먹을 수 있다니까 방문했다. 이번 만큼은 질보다 양으로 승부보자고 다짐해서ㅎㅎ. 근처에 여기 말고는 고기 썰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없다 ㅠ.ㅠ 마지막이니까 그래도 고기 먹으며 기분은 내자는 식!
자. 이제 잘 정리하고 그랜드캐니언으로 떠납시다. 간다 애리조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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