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국 어학연수기 28. LA가 한 눈에! 그리피스 천문대
Ian Son
2017.10.17
LA 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라라랜드 촬영지이자 LA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천문대는 사람 이름을 따 만든 곳이다. 1896년 J. Griffith가 본인 땅을 LA 시에 기부했다. 이후 1935년에 건물을 지어 오픈했고 2006년 11월에 최종 재개장을 했다.
그리피스 천문대 가는법
DASH 버스 그리피스 천문대 노선
자가용이 없다면 미국 교통버스 중에 DASH 버스를 통해 갈 수 있다. 셔틀버스 할리우드와 코리아 타운 일대를 누비는 DASH 버스도 있는 반면 최종 목적지가 그리피스 천문대인 노선도 있다. 버스 정류장에도 적혀있고 버스 전광판에도 목적지가 적혀 있으니 쉽게 탈 수 있다. 가격은 편도당 50센트지만 거스름돈을 주지 않으니 잔돈을 잘 준비하거나 넉넉하게 1달러를 준비해야 한다. 다만 구글맵 정보가 그대로 일치하진 않더라. 배차가 일정하지도 않거니와 도착 예정 시간도 잘 맞지 않다. 최대 30분은 기다린다고 생각하자. 나는 20분만에 버스가 와서 다행히 뙤약볕에 타버리진 않았다.
그리피스 천문대와 할리우드 간판
(이제부터 더 알찬 글 감상을 원하신다면 당장 라라랜드 OST를 들으며 글을 읽기를 바랍니다.)
La La Land 영화속 그리피스 천문대
속이 탁 트이는 경관을 보기 전에 먼저 할리우드 간판이 먼저 반긴다. 그렇게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본 간판이 눈 안에 들어와 있다. 더군다나 바글바글할 것 같다고 예상했던 천문대는 평일 해질녘이라 그런지 한산한 모습이다. 그래서 더 좋다. 평소 생각과 달라 어색하지만 조금이라도 사람이 없는게 보기 편하기에 다행스러운 마음도 있다.
그리피스 천문대 안 전시관에 내용들은 크게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 중학교 3학년부터 과학 공부를 놨기 때문에 (무식해서 죄송하다, 그런데 이과 망했으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목적은 단지 점점 멋지게 변해가는 LA 야경을 보기 위해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며 천문대 주위 경관을 둘러봤다. 새파란 하늘이 점점 노랗게 변해가고 해변 주위는 구름이 몰린다. 할리우드 간판 위로 구름이 몰려드는 게 신기하다. 구름에 가려진 햇빛 노을은 깔끔한 채도를 자랑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좋은게 좋은 법. 그런 구름 마저도 뚫어버리는 LA 노을빛은 예쁘다는 표현밖에 없다. 따뜻함 물씬 느껴지는 노을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게 만들었다. 겨울도 아닌데.
오히려 저녁이 될 수록 야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사람 많은 곳을 질색하기에 둘러보면서 발견한 천문대 앞 산책로를 걷기로 했다. 산책로라기 보다는 하이킹 도로라고 하는게 낫겠다.
5분 정도 걸었더니 꽤 시끌시끌한 목소리는 잠잠해지고 바람 소리, 간간히 지나가는 헬기 소리, 그리고 새 소리 뿐이다. 내가 제일 원하던 각도가 잡혔다. 천문대를 따라 내려가는 길을 걷다 보면 벤치 하나가 놓여 있다. 여기 앉아 있으면 북적거리는 천문대에서 야경을 보는 것보다 훨씬 쾌적하게 볼 수 있다. 원체 벤치가 하이킹하는 사람들에게 잠깐 휴식하라는 의미로 세워졌나보다. 오래 앉아있기에는 하이킹하는 사람들에게 양보해야 할 순간이 많기 때문에 기념으로 삼십분만 앉아 있는걸로.
LA LA LAND night is coming
어눅어눅해지는 LA 모습. 이때부터 였을까. 당장 폰을 켜 라라랜드 OST 를 재생했다. 여행의 참맛은 두가지라고 생각한다. 순간 순간에 알맞는 노래로 기억을 더 강렬하게 심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감정을 공유하는 것. 전자인 상황을 맘 것 즐겼다. 나무 위에 꼼짝없이 앉아있는 독수리도 하늘을 누비는 동력 글라이더도 다 멋진 풍경이었다.
찍어놓고도 나도 놀랐던 영상, 영화같다. 정말. -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바라본 LA
LA 는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고층 빌딩이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주택가다. 오른쪽으로 쭉 뻗은 도로 중간에 아마 우리 기숙사가 있다. 참 신기한 풍경이다. 저렇게나 일직선인 도로가 도시를 쭉 가로지르다니.
여행을 나갈 때면 밤에는 잘 돌아다니지 않았던 습관이 있다. 작정하고 야경을 본 건 체코 프라하, 독일 드레스덴 이후 세번째다. 기분이 이상하다. 이국적인 야경이 주는 오묘함은, 특히 LA가 주는 광활함은 발걸음을 못띠게 만들었다. 결국 셔틀버스가 끊기기 직전까지 하염없이 바라보다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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