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강렬하게 내리쬐지만 그늘만 들어서면 갑자기 으슬으슬할 정도로 선선하다. 이상하다. 습도가 낮아 쾌적한 LA날씨에 감탄하고 싶어도 일단 시차적응에 너무 힘들었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안도감에 긴장이 풀려서 몸이 붕 뜬
느낌이었다. 그래도 총 5주동안 머무를 숙소가 너무 궁금했으며
처음 숙소 봤을 때 인상을 오래 남기고자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댔다.
Sweet Home California는 Language Systems의 자매회사 격이다. LS 다운 타운 캠퍼스 공식 기숙사가 바로 이곳. 코리아타운이 시작되는 곳에 있다고 볼 수 있고 5분 거리 내로 Wilshire/Vermont 지하철 역이 있다.
들어가자마자 만난 매니저 기열모(Guillermo). 콜롬비아 출신으로 기숙사에서 일하는 그는 건장한 체격으로 나를 압도했다! 그러나 친절한 말투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리며 체크인 과정을 같이 밟았다. Sweet home California, 다운타운에 관한 이용 규칙 및 동의서 등을 작성한다. 모든 기숙사 규정이 그렇듯 깨끗하게 이용하고
남한테 피해 주지 않게 살자는 내용이다. 그것 외에 환불을 원할 시 작성할 양식과 기숙사에 친구나 부모님을
방문하게 하고 싶은 경우 작성해야 할 양식을 주셨다.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은 아니고 오자마자 시차적응을 못 이겨
뻗어버렸다. 몇시간 자고 나서 일어나서 찍은 사진이니 조금 어질러진 이불은 눈감아 줍시다 여러분.
매니저분과 함께 방을 둘러보면서 상태를 같이 체크했다. 체크리스트를 같이 보여주시며 방안은 깨끗한지, 침구류는 구비되어
있는지, 서랍장과 책상 등은 잘 있는지 등을 같이 보면서 체크한다. 방
뿐만 아니라 세탁기, 부엌, 거실 등을 같이 둘러보면서 가이드를
해주시니 정신없는 와중에도 열심히 들었다.
SHCA 열쇠, 위쪽 키는 현관문, 아래쪽 키는 방문에 쓰인다. 현관문은 닫기만 하면 알아서 잠기는 구조라 좀 더 안전한 것
같다.
4인 1실 방이지만 두명밖에 살고 있지 않았다. 터키, 브라질 친구가 1명씩 살고 있었는데 3명으로 늘게 되었으니 본의 아니게 미안해진다. 그렇지만
난 유령처럼 매우 조용한 삶을 살고 있으니 걱정 말아 친구들아. 누구나 그렇듯 나도 웰컴 킷인 (화장지, 수건, 칫솔, 나초 등)을 수령하고 짐을 풀기도 전에 뻗어버렸다.
[화장실]
공식 홈페이지 쿼드룸 예시. 홈페이지에 나타난 사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애초에 홈페이지 사진도
심플함을 추구하는 듯. 바닥 카펫은 없더라. 없는게 편해보인다.
기숙사 게시판이나 방 앞에는 생활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들이 적혀있다. 10시부터 7시까지는 복도나 방안에서 조용히 해야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나같이 잠에 예민한 사람들은 매우 필요한 규칙이다. 만약 지켜지지
않으면 매니저에게 말해 해당자는 벌금을 물어야 하며 징수되지 못하면 아웃이다! 문을 부시거나(…) 공용 주방에서 설거지를 안할 경우도 마찬가지.
예상외로 깔끔했던 주방, 벌금이 이렇게나 무서운 건가!
50달러 벌금 물기 싫으면 설거지 열심히 합시다.
냉장고와 선반은 각 방별로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나뉘어져
있다. 다른 친구들이 미리 넣어놓은 것을 보니 빵과 우유, 버터로
채워져있다. 내 룸메이트들은 딱히 음식을 조리하진 않나보다.
미국은 분리수거를 우리나라처럼 세세하게 하지 않는다. 파란 통에는 분리수거 용품들, 검은 통엔 일반 쓰레기를 투하하자. 음식물 쓰레기는 따로 취급하지 않고 같이 일반 쓰레기에 버리거나 싱크대로 흘려 보낸다고 한다. 음식 만들고 음식물 쓰레기 어떻게 처리하나 물어봤더니 그냥 버리라는 대답에 약간 벙쪘다. 편..하다 편해.
거실은 두개로 나뉘어 져있는데 한 곳은 티비가 있는 소파
구성이며 한 곳은 많은 분들이 식사 가능한 테이블이나 스탠딩 테이블이 놓여있다. 홈페이지에는 하얀 직사각형
테이블이 있었는데 최근에 교체했다고 한다. 또한 스탠딩 테이블이 있어서 노트북으로 작업하기 좋은 테이블이라
생각했다.
티비가 있는 방은 앞으로 사귀게 될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
경기 보기 딱 좋아보인다. 사실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티비 볼 일이 별로 없다.
다른 방도 구경하기
프리미엄 싱글, 커플룸과 더블룸
며칠 뒤 다른 방도 구경해봤다. 다운타운 기숙사엔 앞으로 살게 될 4인실 말고도 1인실, 2인실, 3인실이
있다. 특히 1인실, 2인실은
프리머엄과 일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프리미엄이 좀 더 넓고 방 안에 전자레인지와 개인 냉장고 그리고 TV가 있다.
[프리미엄 싱글
룸]
[더블룸]
[프리미엄 커플룸]
[세탁기, 건조기]
세탁기, 건조기
각각1.25 달러. 쿼터(0.25 달러 동전)를 다섯개 투입해야 기계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공동 사용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빠삭하게 건조된다! 동전은 매니저분에게 말씀드리면 바꿔주신다.
기숙사 구조는 총 4개 구역으로 나뉜다. 한 통로에 2,3개 정도 방이 있고 그 통로에 있는 방은 모두 여자 또는 남자만 머물 수 있다. 각 통로는 가운데 홀과 연결되어 있는 집 구조다. 딱히 머물면서 중앙 홀로 나갈 일은 없었는데 전화 통화하려 나가거나 광합성 하고 싶을 때 종종 나간다. 물론 너무 뜨거워서 1분도 안되어 그늘로 돌아간다.
입구 뜨락에 있는 흔들 의자. 룸메들과
한잔도 하고 한국인 친구들과도 해질녘에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좋은 장소.
검은 통이 일반쓰레기, 파란
통이 분리수거.
초록 통은 정원에서 나오는 나뭇가지 등을 버리는 통으로
우리가 건드릴 일은 없어보인다.
사유 재산 공간이란
것을 명확히 하는 안내판이다. 철저한 개인주의 나라에 법대로 승부보는 미국에서 이를 침범했다간 난리난다. 낮은 울타리라서 아무나 들락날락 거리면 어쩌나 싶었지만 정문은 닫으면 잠기는 문이라 안에서는 그냥 열리고 밖에선
열쇠로만 열 수 있다. 매니저분도 24시간 같이 생활하니
안전하다.
드디어 기숙사 생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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